[영화 사냥의 시간] 그냥 영화관 개봉했으면 어땠을까?


영화를 많이 본건 아니지만 투자나 배급 문제도 아니고 예상치 못한 전염병으로 영화의 기로가 이렇게 바뀌는 것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예고편을 본지가 3달이 된 것 같지만 결국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가 됐습니다. 워낙에 관련 기사가 많이 나온 영화였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았고 그래서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다른 부분보다는 베를린 영화제 초청작이라는 타이틀이 있어 더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기생충 이후에 영화제쪽에서 한국 영화를 관심 있어 하는건지 영화 제작사나 배급사쪽에서 그런 부분을 유도하는지 모르겠지만 영화제 출품 혹은 초청되는 영화가 최근에 많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기대가 높았던 작품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영화의 평은 좋지 못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던 영화입니다. 스토리 자체는 별로 특이할 게 없지만 연출 부분에서는 일반적인 한국 영화와 차이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개성있게 봤던 것 같습니다. 요즘에 그리 흔치 않은 금고를 터는 부분,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 배우들의 연기에서 느껴지는 어떠한 감정 전달 부분은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를 생각해보면 아쉬운 부분이 몇가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에 대한 설정입니다. 초반에 금고를 털기전까지의 공간은 희망이 없어보이는 어느 대한민국의 미래 도시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몇몇 공간들은 여기가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색적인 부분이 보이고 억지로 한국의 느낌을 들게하는 한글 표지판이 일부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중반 이후 부터는 대한민국의 현재나 과거 도시같은 느낌을 들게합니다. 초반에 보였던 이색적인 공간보다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던 한국의 공간들이 많이 나와 이게 설정의 오류인지 의도한건지 가늠이 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의 깊이입니다. 영화 초반이나 중간 중간 청년들의 삶에 대한 어려움을 말하는 듯한 대사나 설정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부분은 거의 다 인물들의 대사로 표현되고 스토리 상으로 이게 맞는 건가 싶은 부분들도 꽤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하와이가 가고 싶은 꿈이지만 그에 대한 대체 공간으로 대만의 바다를 얘기합니다. 하지만 중간에 등장하는 동해의 바다도 그에 못지 않은 아름답고 소소한 공간으로 나와서 차라리 동해나 제주도에서 그 꿈을 대체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또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기 힘들고 돈을 벌기 힘든데다 있는 돈도 달러로 환전하기 힘든 매우 어려운 상황임을 알리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중간에 등장하는 배경인 총포상이나 병원 등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공간들이 많아 한국 전체가 살기 어려운 것이 아닌 오히려 인물들이 그러한 공간에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합니다. 


사냥의 시간은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본 작품이지만 일부 설정이나 스토리 부분에서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 꽤 생각을 들게하는 영화였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