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두산] 어디서 본듯한 해운대 같은 영화


한국의 모든 작품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영화들을 보면 영화의 공식같은 게 있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가족애, 애국심, 남북평화, 뜬금없는 웃음 코드 등등 한국인의 정서를 자극한만한 요소들을 집어넣어서 흥행으로 성공시키는 영화들을 꽤 많이 봐왔습니다. 문제는 너무 그런 요소들을 남발하여 그러한 영화들이 우후죽순 나오면서 오히려 거부감을 들게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재난 영화들에서는 그러한 요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해운대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 또한 그런 요소들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배수지라는 배우가 왜 이영화에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영화 스토리에 필수적인 인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중이 크지도 않습니다. 그냥 가족애를 자극시키기 위한 인물로 배우가 소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초반에 사랑이 넘치는 가족으로 아기자기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다가 재난 이후 갑작스런 이별과 주인공 조인창의 돌발 행동에 슬퍼하며 극중 최지영이 우는 장면에서는 같이 감정 이입되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리준평과 조인창과 같이 백두산으로 향하면서 서로 대립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웃음 코드들이 너무나 기존 한국 영화와 별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꽤 심각한 상황에서 뜬금없이 조인창의 허술함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이나 서로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마지막에는 거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부분에는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백두산이 폭발하기 시작하며 사회적 혼란이 일어나자 미국과 중국도 결정하기 못하는 부분을 한국이 독단적으로 북한의 핵을 가져와서 터트리자는 발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임무를 한국인 몇명과 북한군 1명으로 북한 영토 끝에 있는 백두산까지 가서 해낸다는 설정은 영화니까 가능하다는 느낌 밖에 들지 않습니다. 


영화가 작품성을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실제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에게는 수익성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 영화도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많은 관객을 끌어들어야 하고 그로 인해 흥행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마구 넣다보니 이러한 영화들이 재생산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흥행요소나 클리셰를 집어넣는 양산형 영화보다는 좀 더 개성있는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개성있는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고 기생충처럼 해외에서 인정받아야 영화 내외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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