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전도연만 보이는 영화


포스터만 봤을 때는 굉장히 미스테리하고 음습한 영화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8명의 이야기가 각자 흩어지다가 시간의 조각에 따라 서로 이어지면서 영화가 끝납니다. 너무 8명의 성격이 다른 인물들이기에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궁금해졌는데 시간에 따라 점점 결합되면서 이어지는 게 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모든 인물들이 돈과 엮어 있고 현재 상황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그래서 보험금인 약 5억(?)의 돈이 수중에 들어왔을 때 해당 인물들은 살인과 도주를 서심치 않았고 결국에는 영선을 제외한 모두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원래 이런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고 각자 이야기가 이어지면 억지스러운 설정이 들어가기 쉬울 텐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영화를 지배했다는 것입니다. 전도연의 등장은 비교적 영화 중반에 나오는데 중반까지 다소 스토리가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 전도연이 각 이야기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면서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마치 전도연 중심으로 이해해야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보는 내내 특유의 아우라에 압도당했습니다. 여태까지 전도연의 영화를 거의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많은 관심이 생겨서 나중에라도 챙겨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전도연이 맡은 연희역의 캐릭터적인 부분입니다. 연희라는 캐릭터를 보면 5억 정도 빚을 지고 도망다니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유흥업소를 운영하거나 자유롭게 차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과연 빚을 진것이 맞고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돈 때문에 사람들을 살해하는 부분에는 돈 때문에 죽인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재미로 죽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반면에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배성우가 맡은 중만이었습니다.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궁핍한 생활 사정에도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가는 부분에서는 일반적인 중년 남성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고 거액의 돈을 수중에 들어오자 갈등하면서 어쩔줄 몰라하며 거짓말하는 부분에서는 그 심정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연민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라 그럴 수 있지만 연기로 표현해내는 부분도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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